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성인 게임기 '바다이야기' 제조·판매 업체인 에이원비즈 및 지코프라임 계좌와 '황금성' 제작사 현대코리아 계좌로 각각 입·출금된 5000여억원과 1400여억원의 자금원과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9일 "지난 2년간 바다이야기 법인 통장을 드나든 5000여억원의 흐름을 수사 중"이라며 "차명계좌도 찾고 있으며 국세청에 신고한 대로 4만5000대만 팔렸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금성의 경우 2년간 법인 통장을 거친 돈이 1400여억원 정도로 현재 통장에는 잔고가 거의 없으며 수도권 등지에 보유한 부동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이사를 지내면서 경품용 상품권 업체 지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품권 업체 안다미로 김용환 대표(48)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상품권 업체 19곳을 일제히 압수 수색할 때 제외했던 안다미로의 경기도 파주 공장과 김씨의 집을 추가로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상품권 업체 가운데 혐의가 많은 6개 업체부터 추가 압수 수색했으며 19개 상품권 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상품권 지정제 도입 직전까지 업체 선정 권한을 갖고 있는 게임산업개발원 이사로 재직했으며 올 1월부터 게임 관련 제조·유통업자 단체인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 이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올 4월께 19개 상품권 업체들로부터 기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조성해 정·관계 등에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의 용처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씨는 부친 등 가족 명의로 100억원대 차명계좌를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김씨에 대해 잇따라 내사를 벌였으나 로비 관련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채 종결했던 사실도 새롭게 알려졌다.

작년 2월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을 지낸 노혁우 서울 강남경찰서장은 "김씨가 문화관광부 모 국장에게 1억원대 로비를 벌인 의혹이 있다는 첩보가 지난해 초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입수돼 내사한 적이 있으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작년 가을께 종결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주요 수사 대상자인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권모씨와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브로커 가운데 일부가 상품권과 관련한 정책 입안 단계부터 업체 선정 과정까지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