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관광복권(코로또)을 인터넷 도박 게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인 PC방에 유통시킨 업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업자는 전국의 성인 PC방에 이 프로그램을 제공해 단 3일 만에 1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또는 관광호텔 등 외국인이 주로 출입하는 곳에 설치된 발매기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코로또 주관 부서인 문화관광부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즉석식 복권의 일종인 외국인 전용 관광복권인 코로또를 기존의 '세븐 포커''바둑이' 등과 같은 도박 프로그램에 적용한 게임을 전국의 성인 PC방에 설치해 준 외국인 관광복권 위탁업체 G사 대표 권모씨(33)를 도박 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코로또는 문화관광부가 주관하고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시행하는 사업으로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는 한정된 장소에서 판매할 수 있다.

1등 당첨금은 500만원이며 1∼75 사이의 숫자 가운데 24개를 선택하는 것으로 기존 로또복권과 비슷한 게임이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한 달간 전국의 성인 PC방 업주를 상대로 "PC방에서도 외국인 전용인 온라인 관광복권을 세븐 포커,바둑이 등의 게임에 부가시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문화부에서 승인이 났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PC방 이용자들이 게임 머니를 충전해 고스톱 등의 게임을 해 얻은 포인트 등으로 온라인 관광복권을 살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권씨는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관광복권용 도박 게임을 설치해 주는 대가로 서울시내 PC방 업주들로부터 15억8200여만원을 받았다.

권씨는 또 성인 PC방에서 온라인 관광복권 도박프로그램으로 도박할 때마다 게임당 판돈의 2.25%를 수수료로 챙기는 방식으로 1억8500여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도 받고 있다.

수수료는 성인 오락실 '바다이야기'의 상품권 환전 수수료와 같은 개념으로 결국 PC방에서 도박을 하더라도 권씨와 PC방 업주만 돈을 벌게 된다.

경찰은 "철저한 사전 심의를 거쳐 한정된 장소에만 복권 발매기를 설치토록 하는 등의 업무 방침이 지켜지지 않아 기존 정상 가맹점이 계약 해지되는 등 관광복권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지난해 관광호텔 이외의 지역에 설치된 코로또 발매기를 철수했다"며 "현재 경찰이 대대적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