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을 탈피해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에너지 확보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임 후 중앙아시아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8일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우라늄 등 카자흐스탄의 천연자원을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 뒤 "원자력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한 각서에 서명했으며 앞으로 최종 계약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카자흐스탄 우라늄 개발에는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큰 무역상사인 마루베니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의 간사이전력과 스미토모상사 등이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광산 개발을 위해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이토추상사도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 기업 카즈아톰프롬과 2007년부터 10년간 매년 3000t의 우라늄 수입 계약을 맺는 등 최근 중앙아시아에서 일본의 에너지 확보전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카즈아톰프롬 관계자는 "수년 내 카자흐스탄이 일본의 연간 우라늄 수요량의 25% 정도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중국 인도 한국 등은 부족한 석유 자원을 대체하기 위해 원자력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은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이 지역에서 일본이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카자흐스탄은 캐나다 호주 등과 함께 세계 최대의 우라늄 부국 중 하나이며 석유 매장량에서도 세계 8위를 자랑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