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실질임금은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노동자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못한다는 얘기여서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조짐이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이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국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2% 감소했다고 28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의료비 등 부가적 혜택을 감안한 총 보상의 증가율도 노동생산성 증가율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000~2005년 16.6% 증가했지만 임금과 의료비 등을 합한 노동자들에 대한 총 보상의 증가율은 7.2%에 그쳤다.

2차대전 이후 경기팽창기에는 생산성과 실질임금이 동반 상승했으나 이번 경우는 그렇지 못한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불일치의 배경으로 △대외교역과 이민,기술발전,기업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협상력 저하 △중국과 인도산 수입품 범람에 따른 미국 내 임금 하락 압력 △컴퓨터 등 자본재 가격이 인건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점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5일 연설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이득의 불균등한 분배가 무역세계화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해 관심을 모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생산성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여부를 놓고 정치분석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