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쌍용車 어디로 … 직장폐쇄ㆍ극적 타결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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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어디로 가나?'
작년 1월 경영권이 상하이차(SAIC)로 넘어간 지 1년8개월 만에 쌍용차가 중대 기로에 섰다.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회사측이 정리해고 강행 방침을 밝히자 노조가 평택 공장을 불법 점거하는 등 '벼랑끝 대치'로 파국 위기를 맞고 있는 것.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외국 기업에 의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관행은 물론 노사관계 정립에도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고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28일 평택 공장을 무단 점거한 채 노조원을 제외한 사무관리직들의 출입을 막아 사실상 회사 업무를 마비시켰다.
이에 맞서 회사측은 시설물 보호를 명분으로 공권력 배치를 요구,경찰 병력이 공장 주변에 대기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사 간 극한 대립으로 자칫 쌍용차 사태가 파국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상하이차가 직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두거나 아예 쌍용차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차가 노사 분규에 익숙지 않은 중국의 공기업인 데다 파업 장기화로 보유 현금이 바닥 나는 등 경영상의 한계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은 쌍용차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궁지에 몰린 중국측 경영진에 노조의 파업이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추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재훈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쌍용차는 상하이차가 인수한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면서 "상하이차가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 주면서까지 쌍용차를 안고 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상하이차가 인수한 첫 해인 지난해 1033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75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다만 이 같은 분석들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연구원은 "상하이차가 향후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려면 쌍용차로부터 기술을 배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설령 상하이차가 쌍용차 신제품의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해도 곧바로 같은 품질의 차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도요타의 설계도를 가져다 준다고 해서 쌍용차가 바로 도요타에 버금가는 차량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며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는 "작년 5월 쌍용차 핵심기술 인력 150명이 상하이에 파견되면서 4000여개 항목의 부품에 대한 설계 도면도 함께 넘어갔다"며 기술유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전문가들은 노사 양쪽 모두 파국을 원치 않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날 "노조측에서 협상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도 "파국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업 사태가 길어져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경우 노사 모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14일 전면 파업 시작 이후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선적까지 전면 중단돼 기업 활동이 올 스톱됐다.
그동안 1만5800여대의 생산 차질과 3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1차 협력업체 50곳 가운데 24개가 휴업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작년 1월 경영권이 상하이차(SAIC)로 넘어간 지 1년8개월 만에 쌍용차가 중대 기로에 섰다.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회사측이 정리해고 강행 방침을 밝히자 노조가 평택 공장을 불법 점거하는 등 '벼랑끝 대치'로 파국 위기를 맞고 있는 것.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외국 기업에 의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관행은 물론 노사관계 정립에도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고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28일 평택 공장을 무단 점거한 채 노조원을 제외한 사무관리직들의 출입을 막아 사실상 회사 업무를 마비시켰다.
이에 맞서 회사측은 시설물 보호를 명분으로 공권력 배치를 요구,경찰 병력이 공장 주변에 대기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사 간 극한 대립으로 자칫 쌍용차 사태가 파국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상하이차가 직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두거나 아예 쌍용차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차가 노사 분규에 익숙지 않은 중국의 공기업인 데다 파업 장기화로 보유 현금이 바닥 나는 등 경영상의 한계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은 쌍용차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궁지에 몰린 중국측 경영진에 노조의 파업이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추론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재훈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쌍용차는 상하이차가 인수한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면서 "상하이차가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 주면서까지 쌍용차를 안고 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상하이차가 인수한 첫 해인 지난해 1033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75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다만 이 같은 분석들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연구원은 "상하이차가 향후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려면 쌍용차로부터 기술을 배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설령 상하이차가 쌍용차 신제품의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해도 곧바로 같은 품질의 차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도요타의 설계도를 가져다 준다고 해서 쌍용차가 바로 도요타에 버금가는 차량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며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기술을 완벽하게 습득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는 "작년 5월 쌍용차 핵심기술 인력 150명이 상하이에 파견되면서 4000여개 항목의 부품에 대한 설계 도면도 함께 넘어갔다"며 기술유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전문가들은 노사 양쪽 모두 파국을 원치 않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날 "노조측에서 협상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도 "파국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업 사태가 길어져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경우 노사 모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14일 전면 파업 시작 이후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선적까지 전면 중단돼 기업 활동이 올 스톱됐다.
그동안 1만5800여대의 생산 차질과 3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1차 협력업체 50곳 가운데 24개가 휴업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