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업계 1,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과 LG생활건강이 올 가을 서로 전속 모델을 맞바꿔 재격돌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8일 LG생활건강 '오휘'의 모델로 활동하던 탤런트 김태희를 자사 브랜드 '헤라'의 전속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태희 소속사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2년이며 모델료는 매년 약 10억원의 파격적인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이 경쟁사 모델이던 김태희를 이 같은 조건으로 영입한 것은 자사 간판 모델을 LG측에 빼앗긴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모델로 활동하던 이영애는 지난 5월 LG생활건강 '후'의 모델로 옮겨갔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태평양 시절인 1990년대 초 무명이던 이영애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자사 간판 모델로 키웠다.

이영애가 '산소 같은 여자'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인기를 끈 것도 아모레퍼시픽의 광고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이영애를 경쟁사에 빼앗기고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웃돈을 주고라도 LG의 김태희를 데려왔겠느냐"고 말했다.

김태희는 2004년부터 LG생활건강의 '오휘' 브랜드 전속 모델로 활동해왔으며 LG 싸이언 등에 겹치기 출연하며 LG그룹의 대표 모델로 부각돼왔다.

LG생활건강은 '오휘'의 후속 모델로 김태희가 빠져나간 자리에 손예진 김아중을 더블 캐스팅하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아모레퍼시픽은 '아이오페' 모델로 이영애의 빈 자리에 자사 '라네즈' 모델로 활동하던 이나영을 기용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