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자기 자리를 개인 공간처럼 꾸미는 '오피스 코쿤(cocoon·누에고치)족'이 늘면서 관련 '코쿠닝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노트북의 USB포트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 컵보온기나 안마기,사무실 칸막이(파티션)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는 다트게임기,의자에 앉아서 잠을 잘 때 쓰는 목받침 등이 백화점 아이디어 상품 코너,인터넷 오픈마켓 등을 통해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주5일 근무제의 여파로 평일 업무 강도가 높아져 직장인들의 야근 빈도가 잦아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홈퍼니(hompany)'에 살림 차리는 직장인들

집보다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월등히 많은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컴퍼니(company·회사)'를 합성한 '홈퍼니'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홈퍼니'에 둥지를 튼 코쿤족들은 저녁을 먹은 뒤 사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샤워를 하고 편안한 트레이닝복과 슬리퍼 차림으로 야근을 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 됐다.

여성의 경우엔 밤에 화장을 지우고 일하기 위해 자기 자리에 클렌징폼을 갖다놓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는 피부 관리를 위해 시트팩을 마련해 놓기도 한다.

책상 아래에는 온열 찜질 기능이 있는 발마사지기가 놓여 있고,엉덩이엔 방석처럼 깔고 앉아 이리저리 움직이면 운동이 되는 다이어트 쿠션이 필수품이 됐다.

'코쿠닝' 상품 봇물

사무실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상품들도 인기다.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할 때 목을 받쳐주는 '목받침 베개'가 대표 주자다.

G마켓에서는 아로마 테라피 효과까지 더한 '아로마 베개'(1만1700원)가 하루 1000여개씩 팔려나가는데 배송 주소의 대부분은 직장이라는 게 G마켓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아이디어 상품 코너인 '샤퍼이미지'에서 파는 목받침 베개(4만9000원)도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짧은 단잠을 돕는 제품으로 인기다.

대부분의 회사에선 한 사람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전원 콘센트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콘센트 대신 자신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에 달린 USB포트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전기제품이 오피스 코쿤족의 인기를 끌고 있다.

컵을 위에 올려 놓으면 따뜻하게 유지되는 'USB컵보온기'(6500~7000원)는 옥션 G마켓 등에서 모두 인기 상품에 올랐다.

간이 안마기(4800~5000원),책상 청소기(3150~5500원),선풍기(4500~5000원),공기청정기(1만8000원) 등도 USB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인터넷 오픈마켓에 나와 있다.

직장을 놀이터로 바꿔주는 '펀(fun) 상품'도 잘 팔린다.

샤퍼이미지에서 4만9000원에 팔고 있는 '듀얼다트'는 사무실 칸막이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한쪽면은 일반 다트 게임,다른 면은 야구 게임을 할 수 있다.

G마켓에서 파는 '멜로디 캔디 크레인'(1만9900원)은 인형 뽑기 게임을 하듯 동전을 넣고 안에 있는 사탕 초콜릿 등 군것질거리를 크레인으로 꺼내 먹을 수 있어 인기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