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격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국민연금은 물론 정보통신부의 정보화촉진기금,노동부 고용보험기금 등 5조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가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등은 26일 중국 주식에 투자 가능한 외국 금융기관 중 '기타 기관투자가'를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외국 정부투자관리공사나 신탁회사 및 각종 기금의 중국 주식 투자가 다음 달부터 가능해졌다.

단 운용자산이 50억달러를 넘어야 하고 운용 경력도 5년 이상 되어야 한다.

또 펀드의 경우 종전 운용자산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 되어야 허용하던 것을 50억달러로 낮췄다.

보험사는 경력 30년 이상에 5년 이상으로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증권사는 종전대로 30년 이상 경력에 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을 유지키로 했다.

은행은 자산 규모로 세계 100위 안에 들어야 하며 운용자산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중국이 외국인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은 최근 중국기업의 비유통주(상장주식 중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정부 보유 주식으로 전체 주식의 3분의 2)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시장에 돈을 더 많이 공급할 필요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는 △국가가 소유한 비유통주를 올해 말까지 시장에 푸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고 △지난 6월부터 주식 신규 발행이 허용되면서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에 중국 공상은행이 홍콩과 상하이증시에서 210억달러 규모의 상장을 추진하는 등 연말로 갈수록 기업공개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현재 외국의 45개 금융기관에 국내 증시 투자 자격을 줬으며 투자 승인 규모는 75억달러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