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기업인수합병(M&A)의 한 방식인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Leveraged Buyout)이 붐을 이루고 있다.

LBO는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 그 회사를 인수하는 금융기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회사 톰슨파이낸셜의 자료를 인용,올 들어 7월까지 아시아의 LBO 규모가 230억달러에 달해 20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는 4년 전 12억달러에 비하면 20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부실기업을 인수해 구조조정을 거쳐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거두는 일반적인 바이아웃은 매수자측에서 인수자금을 스스로의 힘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에 비해 LBO는 매입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잡히고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매수자들이 손쉽게 M&A를 시도할 수 있다.

사모펀드 등 전통적인 바이아웃 투자자들은 LBO 방식을 이용할 경우 적은 자금으로 기업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이다.

아시아 국가 중 LBO가 가장 활발한 곳은 일본이다.

지난 4월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의 일본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소프트뱅크는 인수자금 150억달러 가운데 110억달러를 보다폰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일본 비누메이커 가오는 화장품 회사 가네보를 인수하면서 골드만삭스를 통해 9개 은행들로부터 20억달러를 차입했다.

아시아가 LBO 시장으로 급부상하자 투자은행들과 사모펀드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다른 지역의 LBO 전문가를 아시아에 앞다퉈 파견하고 경쟁사의 인력을 빼내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콩에선 모건스탠리가 크레딧스위스그룹의 LBO팀을 스카우트했고 UBS는 싱가포르개발은행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아시아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규모도 커져 올 들어 최근까지 180억달러가 조성돼 지난해 전체 액수(206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당시 인수자금 34억달러 중 9억7300만달러를 LBO 방식을 활용해 조달했다.

LBO는 Leveraged Buyout의 머리글자. 작은 막대기로 무거운 물건을 거뜬히 들어올린다는 뜻의 지렛대의 힘(Leverage)을 의미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자기돈 들이지 않고 차입금으로 쉽게 기업을 인수하는 M&A(인수합병)전략이다.

주로 사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려 '차입을 통한 기업인수'로 불린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