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원어치(한국게임산업개발원 집계)가 발행된 것으로 알려진 경품용 상품권이 2~4차례 반복 사용되면서 실제 유통 규모는 100조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시 예산 15조원과 국방 예산 22조원 등의 5~6배에 이르는 규모로 유통 시장이 왜곡될 경우 자칫 '상품권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22일 이주영 한나라당 권력형 도박게이트 진상조사단장과 같은 당 김양수 의원 등이 게임산업개발원을 방문,상품권업체 선정 과정 등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상품권이 2~4차례 반복 사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상품권이 2~4차례 반복 사용(유통)될 경우 상품권의 실제 유통시장 규모는 100조원이 훨씬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우 원장은 "상품권을 2회 사용하면 50조원,4회 반복하면 100조원이 된다는 말이냐"는 이주영 조사단장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으며 정확한 거래 규모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했다.

실제 서울 창신동에서 바다이야기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상품권을 최대 7번까지 반복해 사용하기도 했다"며 상품권 유통실태를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일부 경품용 상품권 업체 선정 과정에 정치권 실세가 개입하고 막대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별수사팀이 상품권 의혹 수사부터 시작한 것은 상품권을 발행하는 업체가 19개사에 이른 데다 2005년 22개 업체가 인증이 취소되는 등 비리 의혹이 많아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상품권 지정 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비롯 발행 업체와 발행이 취소된 업체,지급보증 기관인 서울보증과 관련된 자료 및 그동안 제기된 의혹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바다이야기' 인·허가 과정에 연루된 관계자 10여명을 출국 금지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등을 압수 수색하기로 했다.

김현예·이해성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