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의심스러운 차량의 움직임'이 관찰돼 북한이 지하 핵무기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미국 국무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A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지하시설이 있는 동북부의 풍계역(P'unggye-yok) 외곽에서 핵무기 실험 때 지하 실험장과 외부 관측장비를 잇는 데 쓸 수 있는 케이블을 감은 대형 얼레들을 내려놓고 있으며,이러한 움직임은 지난주 미국 백악관에 보고됐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자신들과 접촉한 미국 정부 관리들은 그런 계획에 관한 새로운 증거는 없다고 밝혔으며,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정통한 서울의 한 외교관은 이 보도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미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위성사진에서 지하실험 계측에 쓸 수 있는 전선 뭉치들이 실험장으로 의심이 가는 장소에 나타난 것이 보였지만,이들 전선이 어떤 것에도 연결돼 있지 않았으며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정부도 케이블의 존재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나 현장이 핵기지라는 결론은 내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케이블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핵기지라고는 볼 수 없다"며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때까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이 핵기지가 맞다면 핵폭발을 관찰하기 위한 영상 케이블이 놓여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니라면 지하자원 개발 등을 위한 송전 케이블일 수도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