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들의 문제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아시아 지역을 너무 방관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5일 미국 안보 분야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하와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국 및 아시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부시 행정부의 편향적 태도와 무능을 질타했다.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 때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켈리는 "지금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워싱턴의 방관은 역대 최악의 수준"이라며 "이라크 전쟁과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교전,이란의 핵 야욕 분쇄 등에만 미국 정부가 몰두해 있어 불행하게도 아시아에 대한 무관심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시아가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및 필리핀 주재 대사를 지냈던 스티븐 보스워스 터프스대학 법학장도 "부시 행정부는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문제를 동시에 다룰 능력이 없다"며 중동 문제에만 치중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1~2년 내에 아시아 지역으로 관심을 되돌리기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은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는 2009년까지는 지금과 같은 태도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진 칸롱 중국인민대학 교수는 "지금 중·미 관계에서 기대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