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노조가 여름 휴가(7월29일~8월4일)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파업에 들어가 "놀 것 다 놀고 파업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올 2분기(4~6월)에 영업적자를 낸 상태여서 노조가 회사의 경영난은 외면한 채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휴가가 끝난 이날부터 주·야 2시간씩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재개했다.

기아차 노조는 8일까지 4시간의 부분파업을 지속한 뒤 9일엔 파업 시간을 8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아차는 그동안 노조의 엿새 부분파업으로 5500여대의 생산 차질과 85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4500여개 협력업체들의 피해 규모도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8일 13차 임금 및 단체협상 본교섭을 가질 예정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월 임금 10만6221원(기본급 대비 7.8%) 및 상여금 100% 인상 △성과급 300% 지급 △정년 58세에서 62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창원공장도 이날 오전 1시간만 조업한 뒤 파업을 계속했다.

회사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그동안 4470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894억원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재계에서는 적자 기업의 노조가 휴일과 휴가 등 쉬는 날은 꼬박꼬박 챙기면서도 임금 인상 등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을 강행하는 행태에 대해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휴일엔 철저히 쉬면서 파업기간 중 무노동으로 인한 임금 손실분까지 나중에 보상받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