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어떻게 보면 참 종잡을 수가 없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그랬다.

2분기 경제성장률에 이어 지난 4일엔 7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대로 좋지 않게 나왔다.

그렇다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주가는 장중 갈수록 힘이 떨어지다가 결국엔 소폭 하락세로 끝나고 말았다.

고용지표가 좋지 않게 나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자 이번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강하게 작용한 탓이었다.

시장의 이런 변덕이 이번주에도 나타날지 관심이다.

바로 8일 오후 2시15분(한국시간 9일 새벽 3시15분)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최근 몇 주 동안 주가가 올라도 '금리(동결 기대) 덕분'에,주가가 내려도 '금리(인상 우려) 때문'이라는 견강부회(牽强附會)적 해석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회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 당분간은 금리 핑계를 대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FOMC회의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만들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던데다 7월 실업률도 지난 2월(4.8%)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4.8%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성장과 고용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FOMC도 2004년 6월 이후 17차례 계속돼 온 금리인상 행진을 중단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예측이 많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운영하고 있는 빌 그로스는 "FOMC가 분명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선물시장에서도 8일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이 16%로 하락했다.

그렇지만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완전히 수그러진 건 아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까닭이다.

지난 4일 고용지표와 함께 발표된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0.4%로 월가의 예상(0.3%)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문제는 FOMC 이후다.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지난 4일처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 증시는 활기를 잃게 된다.

따라서 8일 이후엔 경제지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10일 발표될 6월 무역수지,11일 나올 7월 수출입물가를 주목해야 할 듯하다.

6월 도매재고동향(9일),7월 소매판매동향(11일) 등도 변수가 될 것이다.

금리정책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가 유가다.

중동사태에 따라 유가는 등락할 게 분명하고,이렇게 되면 뉴욕증시도 곧바로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기업 실적발표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주에는 시스코시스템스(8일),월트디즈니 GE(9일)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양호한 기업실적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지도 이번주 뉴욕증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