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重雨 < 인제대 교수ㆍ경영학 >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민경제의 성장과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기상(氣象) 정보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기상정보서비스의 만족도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75.6%가 하루에 1회 이상 기상정보를 접하고 있다.

산업 및 여가활동의 증가로 인해 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도 높게 평가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황사,엘니뇨,지구온난화 등에 의한 기상재해가 크게 늘어 경제적 피해도 증가시킨다.

우리나라는 매년 기상재해로 인해 수많은 인명 손실과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고 있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기상재해로 인한 연평균 피해는 사망·실종 129명,이재민 2만3750명,재산피해 1조2999억원에 이르고 1조9940억원의 복구비가 투입됐다.

재해피해와 예보(豫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경제성 분석은 재해예보기술개발의 필요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초강력 태풍인 루사(2002년)와 매미(2003년)는 각각 4조∼5조원에 달하는 재산피해와 180여명 및 130여명의 인명손실을 가져와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큰 충격을 주었다.

올해도 태풍 에위니아와 함께 중부지방에 내린 일강우량(日降雨量) 400mm 이상의 물폭탄이 가져온 기상재해로 5개 시도,18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대규모 복구비가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상재해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사후복구에만 중점을 두는 재해대응시스템을 유지함으로써 재해발생과 피해복구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피해복구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사전에 투입해 기상인프라를 확충하고 사전예측능력을 높이는 선진국형 기상재해방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기상재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보다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형 기상재해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의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재해발생의 예상영향시간,예상통과지역,예상순간최대풍속 및 예상일최대강우량 등에 대해 방재조치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두고 적중률 높은 예상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신속 정확한 기상정보 공급을 위한 인력,기술,설비,예산 등 기상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하부구조에 절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최근 늘어나는 기상정보의 활용과 세계 1위의 인터넷 이용 국민에 대한 서비스로 볼 때 절대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기상정보의 중요성과 다양한 경제적 활용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기상정보는 인류의 건강과 삶에 필수불가결한 자원의 원천과 직결돼 있다.

나아가 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과 손실경감을 위한 효율적인 기업 경영의 필수요소로서 기업의 경제활동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산업에서 기업 경영활동에 중요한 기상요소(기온,습도,강수량,풍향,풍속,일사량 등)를 찾아내 맞춤형 기상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상정보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초정밀산업의 반도체,TFT-LCD 등의 생산과정에서 절대적 청정환경의 유지를 위해 보다 효율적이고 신기술에 부합(符合)되는 기상정보 지원 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넷째, 기상재해 방재활동의 체계적인 수행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태풍,폭우 및 홍수를 예보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시적인 대책만 갖고 있어 엄청난 기상재해가 발생한 후에는 기상청을 비판하는 후진성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정부,기상청,소방방재청,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다자간 협력체제를 통해 지역에 맞는 적극적인 기상재해 방재활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공공재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명,보건,경제,산업적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활동을 통해 국민의 기상정보에 대한 신뢰도와 체감 품질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