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규모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가 작년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기업집단의 총수일가는 실제 보유지분보다 6~7배가량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06년 대규모 기업집단 소유지배구조에 대한 정보공개'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1개사의 의결권 승수는 6.71배로 작년(6.78배)보다 소폭 낮아졌다.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38개사만을 기준으로 해도 의결권 승수(6.78배→6.71배)는 떨어졌다.

의결권 승수는 기업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의결 지분율을 실제 소유 지분율로 나눈 수치로 의결권 승수가 낮아질수록 기업들의 소유지배 구조가 개선됐다는 뜻이다.

의결권 승수가 2배이면 총수 일가가 보유지분보다 2배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수가 있는 출자총액제한집단 14개사의 의결권 승수 역시 7.47배로 작년(8.57배)보다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소유지배 간 괴리가 낮은 CJ 대림 하이트맥주 등이 새롭게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따라서 2년 연속 지정된 9개사의 의결권 승수는 작년보다 오히려 상승(8.57배→8.61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시장자율 감시 기능을 강화해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정부가 특정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를 공표하는 경우가 없다"며 "외국계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정보가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