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라는 아직 정부 관료들의 입김이 (사업 성공에) 결정적입니다.

연줄이 있는 우리한테 맡기시면 된다니까요."

중견 건설사나 부동산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도와주겠다는 컨설팅 업체들이 늘면서 해당 건설사들이 되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경기 침체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는 싶지만 이들의 제안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나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해외 개발사업을 할 수 있다며 중견 건설업체들에 접근하는 컨설팅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제시하거나 회사를 방문해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지어 주택 사업 등을 벌일 수 있는 지역을 찍어 주는 것은 물론 현지 업체와의 제휴를 추진해 주겠다는 컨설팅 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컨설팅 업체들이 내놓는 사업 계획 가운데 상당수가 사업성보다는 해당 국가의 고위 관료나 사업가 등과의 연줄을 과시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어서 퇴짜 맞기 일쑤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해당 국가 왕족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친인척까지 거론하며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중견업체들의 경우 해외 경험이 없거나 부족하다 보니 이들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곤혹스러워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