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은 보안 및 경비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다. 독점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성장성으로 지난해 하반기까지 주가가 대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작년 말 이후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2분기에도 저성장 우려는 일부 현실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1640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와 2.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평균 예상치를 7.7% 밑돈 것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전반적인 보안 산업의 저성장에다 후발 업체들의 저가 경쟁마저 치열해지면서 가입자 이탈이 예상보다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2,3위 업체들의 저가공세 영향으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낮아졌다. 여기에다 출동 요원 등의 인력 보강으로 인건비가 전분기 대비 16%가량 증가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에스원에 올 한 해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희정 SK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장기 성장성이 훼손될 만큼 기업의 내재 가치가 나빠지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고가 프리미엄 고객 위주의 영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점과 서비스 질 강화에 주력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배 사업자로서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 내년부터는 에스원의 강점을 활용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어 실적 모멘텀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보안시스템 구축 사업과 2011년까지 진행될 국방부의 무인경계시스템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측이 주주가치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스원은 1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인데 현재 40%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배당 성향이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또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가수익비율(PER)이 17배로 상장 이후 평균인 20.4배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