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가격담합 행위가 이뤄진 아파트 단지를 발표한데 대해 해당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담합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로 담합행위가 있었는데 '왜 하필 우리냐'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정부의 발표로 부녀회 등의 담합행위가 위축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가격안정, 거래활성화 등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큰 고기는 다 놓치고 피래미만 잡나" = 성동구 하왕십리동 풍림아이원은 엘리베이터 등에 전단지를 붙여 가격을 올린 혐의로 담합 아파트로 지정됐다.

풍림아이원의 한 주민은 "건교부의 행위는 말이 안된다"면서 "강남이나 분당 등에서 시작된 조직적인 담합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마지막으로 행동에 나선 단지들만 엮어놓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주민은 "우리 아파트는 토지등기도 안 된 상태여서 재산권거래가 힘든 상황인데도 담합아파트로 지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건교부가 얼마나 정밀하게 조사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신림동 대우푸르지오는 일정가격 이하로는 팔지 말자는 플래카드를 붙였다가 발각돼 담합아파트로 발표됐다.

한 주민은 "다른 단지의 아파트에서는 담합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우리는 너무 바보처럼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서 플래카드를 붙였는데 다른 단지는 담합아파트에서 빠지고 우리 아파트만 지정됐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전날 건교부에서 현장 조사를 나와 담합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플래카드를 철거했다.

고양시 덕양구 행신1동의 효성아파트와 화성아파트도 엘리베이터 등에 전단지를 붙여 일정 가격 이하로는 팔지 않도록 강요한 것이 들통났다.

이곳에 사는 한 주민은 "다른 아파트도 반상회 등을 통해 같은 내용을 결의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했는데 우리만 지정된 것은 이해가 안된다"면서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한 정당한 활동'을 정부가 담합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도봉구 도봉2동 한신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주민들은 절대 담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도봉구청 이전, 법조타운 이전, 생태숲 조성 등 축적된 개발호재를 홍보하는 과정으로 볼 뿐"이라고 전했다.

◇ 거래활성화.가격인하로 이어지나? = 담합아파트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부녀회 담합이 줄어 들고 가격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의 김광석 실장은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의 경우 부동산정보제공업체를 통해 시세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해당 아파트가 담합 아파트라는 사실을 알면 거래를 더욱 신중히 할 것"이라면서 "담합으로 인위적으로 올린 가격에 거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담합행위가 사라지고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거래 활성화로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림동 대우푸르지오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잠시 수면아래로 숨을지는 모르지만 담합행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동구 하왕십리 풍림아이원 인근 중개업자도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거래가 위축될 수도 있다"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담합이 있다고 해서 사지 않고, 매도자 입장에서는 실거래가로 팔 수는 없다고 나오면 거래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