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오후 홍수로 수해를 입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일대를 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차와 승용차편을 번갈아 이용해 하진부 9리 일대 수해현장을 방문, 권혁승 평창군수로부터 피해현황을 청취한 뒤 수해 복구현장을 시찰하면서 현지상황을 점검했다.

점퍼 차림의 노 대통령은 우선 수해로 물에 잠긴 한 집에 들른 다음 바로 옆 수해복구 장소를 찾아 복구 작업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주민들을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주민들이 다가와 "복구하는데 장비가 많이 부족하니 도와달라"고 읍소하자, "중앙정부에서도 여러분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수재민들의 두손을 꼭 잡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복구작업이 한창이던 군 장병들에게 다가가 "장병이 아니면 복구를 못할 것 같다.

수고가 많다"며 목장갑을 끼고 있던 장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은 뒤 "대통령님 파이팅"을 외치는 장병들의 구호를 뒤로 한채 자리를 옮겼다.

이어 수재민들의 대피현장인 진부 중ㆍ고등학교에 내리자 이 곳을 지키던 월정사의 정념 스님은 "복구하는데 오래 걸릴 것 같고, 특히 관광객들이 뚝 떨어져 걱정이다"며 "밭농사도 피해가 상당히 많아 국가적 차원에서 복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호소했고, 노 대통령은 "복구가 빠르게 되도록 중앙정부에서 적극 나서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수재민들을 돌보고 있던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 자원봉사단과도 악수하면서 "이제는 (노란) 옷만 봐도 든든하다"며 자원봉사활동에 대해 치하했다.

동행하던 권 군수가 "이 곳에 있는 분들은 가옥이 전파.반파됐고, 2백여명이 이 곳에 있다"고 소개하자 노 대통령은 체육관 안의 노인들의 손을 붙잡고 "걱정이 많으시겠다.

우선 복구가 빨리 되도록 힘을 합치고 피해당하신 분들이 재기하도록 지원하겠다.

용기를 잃지 않도록 중앙정부에서 특별히 피해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강원도 피해가 너무 크다.

재기에 도움되도록 대책을 강구하겠으니 힘을 내달라"고 했다.

한 아주머니가 노 대통령에게 다가와 손을 잡으면서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하자 노 대통령은 "밥은 어떻게 먹느냐. 춥지는 않느냐"고 위로를 한 뒤 "최대한 복구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장 방문을 마친 노 대통령은 다시 승용차와 기차를 이용해 상경했다.

노 대통령의 재해 현장 방문은 2003년 9월 태풍매미로 피해를 입은 부산 신감만 컨테이너부두 및 마산어시장과 강원도 정선 방문, 올해 1월 폭설 피해를 입은 전북 고창 및 전남 함평 방문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과 이백만(李百萬) 홍보수석을 공중파 TV 3사에 보내 수재의연금을 각각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