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효자' 품목인 휴대폰이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14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휴대폰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면서 1분기에 회복되는가 싶던 영업이익률이 다시 떨어졌다.

휴대폰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정보통신부문 매출은 4조286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7% 줄었고 영업이익은 4050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5%.삼성전자 5개 사업부문 중 반도체에 이어 두번째로 높지만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화 강세로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전략제품의 부진 등 악재가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황만을 탓할 수는 없다.

경쟁사인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는 순항하고 있다.

두 회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1분기 실적을 보면 수익성에서 문제가 없다.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18.5%에 달했고,2위 모토로라도 전 분기(10.1%)보다 높은 11%대를 기록했다.

반면 2,3년 전만 해도 '수익성 최고'를 자부했던 삼성은 이젠 영업이익률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다행히 6월 들어 실적이 조금 개선되고 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기자 브리핑에서 "최근 선보인 E900 D900 등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6월 한 달만 따져보면 영업이익률이 10%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삼성의 경쟁력 하락은 고비용 생산과 저가 모델 부재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얘기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주로 마진이 작은 중저가폰을 내놓으면서도 규모의 경제와 효율적인 원가 구조에 힘입어 수익성을 유지한다.

이들은 기술 개발,디자인 등은 내부에서 하지만 생산은 아웃소싱 방식을 채택해 단가를 낮춘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신흥시장을 위주로 저가폰 출하량을 늘리고 있는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경우 물량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저가 모델 부족,낮은 외주 비중,더 이상 차별화되지 않는 디자인 등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연간 100여종의 휴대폰을 내놓는 삼성의 '모델 다원화 전략'은 개발비 부담을 가중시켜 경쟁력을 깎는다는 비판도 있다.

한 전문가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디자인 등을 많이 바꾸기 때문에 부품을 공용화·표준화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