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2분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냈다.

주우식 IR팀장(전무)은 "기존 휴대폰 주력모델 판매가 예상과 달리 저조했고,LCD패널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력 반도체 제품인 낸드플래시의 급격한 가격 하락도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폰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3분기에는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은 "대체로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주력 '3인방'인 반도체 휴대폰 LCD가 실적부진을 보였으나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전망치인 1조2000억∼1조3000억원을 상회하면서 삼성전자의 막판 뒷심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도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거둔 실적으로는 비교적 선방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만큼 3분기에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주력 사업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의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용량 낸드플래시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고,6월부터 출시한 초슬림형 휴대폰의 초기 시장반응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주 전무는 "상반기 급격히 떨어진 낸드플래시 가격이 5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3분기에는 소니에릭슨 등에서도 6Gb 이상 대용량 낸드플래시를 장착한 뮤직폰을 내놓는 등 휴대폰과 게임기의 낸드플래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맴돌고 있는 휴대폰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세계시장에 내놓은 초슬림 휴대폰 라인업인 '울트라 에디션'이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6월 들어 10% 중반대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하고 있는 것.주 전무는 "기존 모델의 인기가 생각보다 일찍 사그라들면서 2분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6.9mm바타입을 비롯한 3개의 초슬림폰에 대한 해외반응이 좋다"며 "신규모델 출시효과가 가시화되는 3분기에는 안정적인 이익률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같이 반도체와 휴대폰의 화려한 부활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LCD 부문의 불투명한 전망이 실적개선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재고기간 단축 차원에서 물량을 쏟아내면서 패널 판매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노트북과 모니터 등의 IT제품 수요도 단기간에 급격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 전무는 "솔직히 노트북 등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3분기 이후에도 LCD는 실적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7세대 라인의 수율 향상 등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함께 40인치 이상 패널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