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의 잠자던 용이 깨어났다.

세계무대에 다시 등장한 중국은 그러나 아직까지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저렴한 인건비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하기에 값싼 물건들이라는 선입견을 준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으니 바로 중국 현대미술시장이다.

지난 3월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아시아 컨템포러리 옥션'은 중국 현대미술에 쏠린 세계의 관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최고가로 낙찰된 상위 10개 작품이 모두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었으며 낙찰 가격대 역시 높아 장샤오강의 혈통 시리즈인 동지 Camarade N.120이 예상가격 3억5000만원의 2.7배인 9억7200만원에 낙찰됐다.

홍콩 뉴욕에서 보여준 중국 현대미술의 시장가치는 이제 유럽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파리에서는 처음으로 아르큐리알(ARTCURIAL)에서 중국 현대미술품만을 위한 경매를 열고 엄선된 106개 작품을 선보였다.

이날 경매에서는 추테춘의 1972년도 추상작품이 2억2400만원으로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으며 위에민준,장샤오강의 판화작품들까지도 모두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중국 예술가들이 세계에 알려진 계기는 중국 공산당의 탄압에 항거했던 1989년 톈안먼 사태였다.

탱크를 가로막고 서있는 학생 사진으로 대표되는 톈안먼 사태는 개방과 개혁을 열망하는 중국을 세계에 알렸고 덕분에 예술가들도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러다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21명의 중국 작가들이 소개되면서 중국 현대미술은 본격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파리의 아트 페어(FIAC)를 통해 국제 무대에 선 중국 현대미술은 신데렐라였다.

중국의 한 작가가 여러 갤러리에서 원맨쇼를 선보였는데 여기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었다.

또한 외교관이자 사업가인 스위스 출신의 울리 시그가 작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 현대미술은 스위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컬렉터들 사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미술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세계의 러브콜은 중국 현대미술 시장을 활력에 넘치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 매력 또한 높게 하고 있다.

중국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인 위에민준의 작품가격은 2001년 3400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10배에 가까운 금액에 거래된다.

유럽과 미국이 아시아 현대미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다가와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국현대미술은 그 가능성을 넘어서 가장 매력적인 미술품 투자 대상이 된 것이다.

표미선 표화랑 대표 pyogallery@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