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1일 정건용씨(59)가 과거 산업은행 총재로 재직할 당시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정씨를 소환 조사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김재록씨의 광범위한 로비 의혹과 관련해 오늘(11일) 아침 정 전 총재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으며 자택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피내사자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의심받는 사람을 지칭한다.

현재 금융컨설팅업체인 J&A FAS 회장을 맡고 있는 정씨는 산업은행 총재로 재직했던 2001∼2003년 김재록씨의 청탁을 받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 개입한 대가로 금품을 받은 단서가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점에 비춰 부실채권 처리 과정에서 금융감독당국이나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늦어도 12일까지 정씨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