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요 에너지 회사들이 북극 인접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신규 유전 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기후조건을 감내하면서까지 북극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에 따르면 노르웨이 스타트오일,미국 코노코필립스,러시아 가즈프롬,이탈리아 ENI 등 에너지 회사들이 북극과 인접한 유럽·미주 북부지역에서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4년간 이들 지역 석유 시추에만 35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북극에 버금갈 정도로 추운 지역인 노르웨이에서 많은 채굴 경험을 쌓은 스타트오일은 현재 유럽 북동부의 스노흐빗 유전과 바렌츠해 유전을 발굴 중이다.

스노흐빗 유전에만 2010년까지 총 10억70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러시아 가즈프롬이 주관하는 슈톡만 유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노코필립스도 슈톡만 유전의 최종 개발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2010~12년 생산을 목표로 미주 북부 지역에서 3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북극 지역 석유와 가스 매장량은 총 1080억배럴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매장량의 40%에 달한다.

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세계 석유자원의 25%가 이곳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다.

먼저 수송관을 건설하기 힘들어 물류비가 막대하게 들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의 경우 액화시키는 공장을 건립해야 하고 이를 수송하기 위해 쇄빙선도 필요하다.

스타트오일은 강풍과 거센 파도,빙산의 위협을 이길 수 있는 튼튼한 구조를 갖춘 시추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개발 관련 예산도 당초보다 많게는 70%가량 증액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북극 인접 유전들은 알래스카와 캐나다 그린란드 노르웨이 등의 영토에 속해 있어 안정적 투자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월지는 분석했다.

아프리카 등 신규 유전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들은 서구 투자자들에게 문호가 열려있지 않거나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 서구 석유회사들로선 북극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