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에 주빈으로 참석한 중국의 고위 관리가 내키지 않는 요리를 접시에 담아주면서 먹으라고 한다면? 상하이의 백화점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을 때 빙 둘러선 사람들이 도와주지는 않고 키득키득 웃기만 한다면?

'파리는 식초가 아니라 꿀로 잡아라'(스캇 D 셀리그만 지음,이희원 옮김,오늘의책)는 중국인들의 독특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문화적 규범 등에 대한 안내서다.

저자는 미국인으로서 중국 본토와 대만,홍콩 등지에서 25년간 홍보회사 간부로 일한 중국통.기업 대표나 기술자,외교관,학자,여행자 등이 회의,연회,협상,모임 주최,선물 증정 등의 여러 상황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화적 차이와 대처법을 설명하고 있다.

중국인이 손님의 부탁을 받았거나 협상할 때 '마땅치 않다'고 하면 거절을 의미한다.

손님의 부탁을 정면으로 거절하는 것은 체면을 깎는 일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하는 의사표시다.

회의 중에도 어떤 사람을 궁지로 몰면 안 된다.

항상 빠져나갈 길을 줘서 상대방이 체면을 유지하게 해줘야 한다.

시계는 선물로 주면 안 되는 물품이다.

'시계를 선물하다(送鍾)'의 발음이 '임종을 지키다(送終)'와 같기 때문.꽃꽂이는 장례식을 연상케 하므로 선물해선 안 되며 초록색 모자는 그 모자를 쓰는 남자의 부인이 바람을 피우게 된다는 속설이 있어서 금지대상이다.

344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