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이날 새벽 대포동 2호를 포함해 모두 7기의 장.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오후 5시20분께 중거리미사일 1기를 추가로 발사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 안보관계장관회의와 별도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개최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제 정세의 긴박함과 달리 금융시장은 북한 미사일 쇼크에 일단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0포인트 이상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낙폭을 축소해 6.07포인트(0.47%) 내린 1279.85로 마감됐다. 외국인도 매물을 쏟아내지 않았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948.90원까지 올랐으나,상승폭을 줄여 3.30원 오른 946.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시장도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04%포인트 내린 연 4.85%로 마감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오전 중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 낙폭을 줄였다.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만기 14년물이 홍콩시장에서 미국 재무부 채권(TB)기준으로 0.81%포인트를 기록,전날과 같았다.

장영우 UBS증권 전무는 이에 대해 "과거 북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국내 시장에 결정적인 악재가 된 사례는 드물었다"며 "대다수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의 정세를 잘 알기 때문에 이번 이슈가 군사적인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향후 미국의 대응 수준 등 사안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 반응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의 아시아지역 담당 분석가인 제임스 맥코맥 이사도 "미사일 발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며 "이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