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주민 제안制 제각각 … 조례없는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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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주민 제안제도의 요건이 지방자치단체마다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는 아예 주민제안제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재개발 등의 정비구역은 기본적으로 구청장·시장·군수 등 각 지자체장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 등에 따라 추진하고 있으나,실제론 토지 소유자 등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점을 감안해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례에 따라 주민들이 직접 사업 시행자로 나설 수 있도록 주민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운영과정에서 민원 소지를 없애기 위해 주민 동의율을 80% 선까지 높게 설정하거나 기존 추진위원회를 인정하지 않아 나중에 여러 개의 추진위가 난립하는 상황을 자초해 사업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대전 울산 광주 등 상당수 지자체들은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위한 주민 동의율을 3분의 2로 하고 있지만,인천과 경기도는 70%,대구는 80%까지 주민 동의율을 높게 설정해놓고 있다.
주민동의율을 높게 설정한 곳은 대부분 도심 재정비 사업이 활발한 지역들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골칫거리인 민원 발생 소지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지자체들이 동의율을 편의대로 '고무줄' 식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 대전 부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기존에 설립돼 있는 추진위원회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주민들 사이에 분쟁을 낳을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전연규 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 대표는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할 때 이미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더라도 울산·대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정비구역 지정 후 여러 개의 추진위원회가 난립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추진위 인정 시기를 앞당길수록 정비사업자를 선정하는 시기도 빨라져 사업 추진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충남 전북 등 일부 지자체는 아예 주민 제안제도를 조례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만 쌍용건설 도시개발사업부 차장은 "주민 제안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주는 등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현 지자체의 예산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어서 주민들과 지자체가 엇박자를 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정비업체인 유니빌의 김창두 사업부장은 "주민 제안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지자체들도 구역지정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생활권 단위계획 보고서와 환경성·교통성 검토 보고서 등 전문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요구에 따르려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나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확신 없이 서류 작성에 컨설팅 비용 등으로 수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는 아예 주민제안제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재개발 등의 정비구역은 기본적으로 구청장·시장·군수 등 각 지자체장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이나 지구단위계획 등에 따라 추진하고 있으나,실제론 토지 소유자 등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인 점을 감안해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례에 따라 주민들이 직접 사업 시행자로 나설 수 있도록 주민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운영과정에서 민원 소지를 없애기 위해 주민 동의율을 80% 선까지 높게 설정하거나 기존 추진위원회를 인정하지 않아 나중에 여러 개의 추진위가 난립하는 상황을 자초해 사업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대전 울산 광주 등 상당수 지자체들은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위한 주민 동의율을 3분의 2로 하고 있지만,인천과 경기도는 70%,대구는 80%까지 주민 동의율을 높게 설정해놓고 있다.
주민동의율을 높게 설정한 곳은 대부분 도심 재정비 사업이 활발한 지역들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골칫거리인 민원 발생 소지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지자체들이 동의율을 편의대로 '고무줄' 식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 대전 부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기존에 설립돼 있는 추진위원회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주민들 사이에 분쟁을 낳을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전연규 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 대표는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할 때 이미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더라도 울산·대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정비구역 지정 후 여러 개의 추진위원회가 난립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추진위 인정 시기를 앞당길수록 정비사업자를 선정하는 시기도 빨라져 사업 추진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 충남 전북 등 일부 지자체는 아예 주민 제안제도를 조례로 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만 쌍용건설 도시개발사업부 차장은 "주민 제안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주는 등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현 지자체의 예산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어서 주민들과 지자체가 엇박자를 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정비업체인 유니빌의 김창두 사업부장은 "주민 제안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지자체들도 구역지정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생활권 단위계획 보고서와 환경성·교통성 검토 보고서 등 전문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요구에 따르려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명확한 법적 근거나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확신 없이 서류 작성에 컨설팅 비용 등으로 수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셈"이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