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국계 펀드의 국내 배당소득 양도소득 등에 대해 국내 세법에 따라 세금을 일단 원천 징수하는 조세회피 지역(원천징수 특례지역)으로 말레이시아 라부안만 지정키로 했다.

하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매를 위한 우회 투자 집행처로 삼은 벨기에는 조세회피지역 지정에서 빠져 정부가 론스타에 대한 원천징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조세 조약 등을 악용하는 외국 자본에 대한 원천징수 특례제도 적용 지역으로 라부안만 지정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 같은 내용으로 재경부 장관 고시를 만들고 있으며 29일께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천징수 특례제도란 조세회피 지역에 소재한 외국계 펀드나 기업이 한국에서 이자나 배당소득 양도차익 등을 올리면 국세청이 국내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라 원천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벨기에를 조세회피 지역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과 토론을 거듭했으나 여러 사항을 고려해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벨기에를 조세회피 지역으로 지정한 국가가 없으며 △벨기에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고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의 동요 내지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