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모건스탠리 등 론스타 및 외환은행 자문사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26일 수사브리핑에서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법무·회계·재정 자문사들에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매각 당시 론스타의 법률자문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회계자문은 삼정KPMG가 맡았다.

외환은행 쪽은 법무법인 세종이 법률자문을 수행했고,모건스탠리와 삼일회계법인이 각각 매각자문과 회계를 담당했다.

김앤장에는 최근 대검 중수부가 계좌 추적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삼정KPMG사에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당시 각각 비상임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또 모건스탠리 전무였던 신재하씨는 세종의 모 변호사와 함께 2003년 7월15일 이른바 '10인 비밀회의'에 참석한 인물로,최근 부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다.

외환은행 자산부채 실사를 의뢰받은 삼일회계법인은 부실자산은 늘리고,숨은 자산은 줄이는 방식으로 은행의 순자산 가치가 적게 나오도록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의 '배후' 내지는 '윗선'으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본격 수사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채 기획관은 이들 자문사들이 제출한 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압수수색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료를 분석해 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채 기획관은 또 "감사원이 이첩한 외은매각 관련 감사 결과 자료 분석이 대충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은행장을 지낸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등이 이르면 금주에 소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