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금리인상,과잉유동성 해소 노력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2005년 말 이후 모두 세 차례 올렸고,일본중앙은행도 올해 3월 금융완화정책을 중단했다.
미국 연준리도 2004년 6월 말 이후 16차례 연속 금리를 올려 정책금리를 5%로 높여 놓았다.
이 여파는 중국 한국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적인 물가 안정은 세계 저가 제조품의 공장 역할,세계의 디플레이터 역할을 한 중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2003년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됨에도 초저금리의 유지는 세계적으로 과잉 유동성 현상을 빚어냈고 이는 부동산 버블,원자재 버블,주가 급등,신흥시장 과열 현상으로 연결됐다.
문제는 이제 중국이 디플레이터에서 인플레이터로 그 역할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세계 원자재 수요의 대부분을 수요해 원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구도 변화로 이제 저금리 정책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금리의 정상화 차원이든지,인플레이션 압력의 해소 차원이든지 세계는 유동성(流動性) 축소,금리 인상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그러면 유동성 축소,금리 인상의 본격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바로 과거 유동성 확대와 저금리 국면에서 발생했던 부동산,원자재,주가,신흥시장의 과열에 조정이 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유동성 축소,금리인상의 파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세계 유동성의 주공급처 역할을 했던 유럽과 일본의 금리인상이다.
그동안 유럽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낮은 금리로 인해 유로,엔캐리트레이드로 세계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했다.
미국은 유동성 공급원 역할도 있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공급된 유동성을 관리·운용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미국이 2004년 6월 말 이후 금리인상을 지속했음에도 2005년까지 유동성 축소에 따른 국제 원자재시장,주식시장의 위축이 발생하지 않았다.
도리어 원자재 버블,주가 급등,신흥시장의 과열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2006년 3월 유럽의 추가 금리인상,일본의 금융완화정책 중단 이후 국제금융시장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 유동성 축소로 해석하기 보다 세계 유동성의 미국 환류로 봐야 할 것이다.
최근 달러화가 강세로 반전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내 중단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 중단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국제외환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은 달러화 약세의 재연(再演)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나아가 유럽의 추가 금리인상과 일본의 금리인상 단행은 국제자본의 미국 유입 둔화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수면 밑으로 잠복한 미국 경제의 불균형,과도한 쌍둥이 적자 문제를 다시 이슈화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유럽의 유동성 축소 행보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본다.
80년대 후반 미국에 비해 뒤늦게 일본과 유럽이 금리인상을 본격화하면서 세계적으로 주가,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급락을 면치 못했다.
당시와 최근 상황은 유사한데가 많다.
도리어 세계 민간자본의 영향력이 80년대 후반에 비해 더 강해진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주요국의 금리 정책을 볼 때 일본,유럽의 금리인상은 세계 유동성 축소 차원,미국의 금리인상은 외환시장의 향배 차원에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세계 유동성 축소에 따른 자산 가격 조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의 경우에는 국내에 있는 외국자본의 이탈 가능성과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기조 사이의 힘겨루기로 대폭적인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