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한국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좌승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59)는 신간 '新 국부론'(굿인포메이션)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맹공을 퍼붓는다.

'차별화와 발전의 경제학'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이 대부분 '평등주의'라는 함정에 빠져 퇴보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경제·사회발전이란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는 국민들'이 양산되는 과정이며,흥하는 나라와 망하는 나라의 차이 또한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성장의 장기정체에 빠져있는 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관치에 의한 평등화나 차별화가 아닌 '시장에 의한 차별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것.특히 국민을 부자와 빈자,기득권층과 비기득권층으로 나누어 전자를 폄하하고 후자를 우대하는 '어설픈 평등주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발전친화적인 리더'가 더욱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한다.

'경제·사회발전의 리더십은 스스로 노력해 성공하는 경제·사회 주체들을 우대할 줄 아는 차별화 리더십이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차별화 리더십은 많다.

선부론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엘리트주의로 싱가포르의 선진화를 이끈 리콴유,자조와 집중전략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2차 세계대전 후 질서자유주의를 통해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의 에르하르트,전후 30년의 영국병 치유에 성공한 마거릿 대처,미국의 규제자본주의를 타파해 미국경제의 장기호황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등이 그들이다.'

구체적으로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9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성공하는,발전 친화적 국민을 우대하라'는 것.'잘되는 놈 발목 잡지 말고 서로 잘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하나는 '시장은 차별화 원리가 진화·실천되는 곳이므로 발정의 정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사회 혁신주체들의 기여도를 인정하라'고 조언한다.

진정한 사회 혁신주체들은 '롤 모델'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지만 그 대가는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차별화 원리를 통해 발전 정신이 충만한 사람들을 양산해야 국가도 흥한다는 말이다.

'기업의 진화가 곧 경제발전'이라는 명제도 새삼 되새겨보라고 권한다.

시장과 정부가 '발전의 정신을 체화한 성공 기업'들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경제발전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 대목에서 그는 결과의 평등을 바탕으로 한 이념에 치우치면 발전은커녕 정체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국민의 이념을 바꿔야 경제가 산다'고 말한다.

나아가 '발전은 대다수 사람들을 성공하는 사람으로 만든다''한국경제의 재도약은 차별화전략에서 찾아야 한다''차별화 원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정치는 국가경제 정체를 초래한다''이를 이해하고 국민을 설득할 리더가 절실하다'는 것도 일깨운다.

352쪽,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