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새로 임명된 후 한달 반 동안 시장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연인지 1970년 이후 FRB의장이 새로 임명된 후 주가가 하락하는 악연이 되풀이 됐다.

먼저 1970년에 의장이 된 번스(Burns)는 2월2일 의장에 취임한 후 한 달간 주가가 6% 정도 올랐지만 이후 두달 만에 20% 이상 하락하는 곤욕을 치렀다.

1979년에 취임한 볼커(Volcker)도 마찬가지다.

8월6일 취임한 후 10월 초까지 7% 정도 주가가 상승한 후 20일 만에 10% 가까이 하락했다.

가장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사람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그린스펀.1987년8월 취임한 후 내내 주가 하락에 시달렸고 특히 10월에는 하루에 20% 떨어지는 블랙 먼데이를 겪었다.

FRB의장이 새로 취임하고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이유는 자명하다.

취임할 당시만 해도 새로운 의장에 대한 기대로 한 두달간 주가가 상승하지만,중앙은행의 목적이 통화가치 안정에 있는 한 어떤 의장이든 '인플레와 싸우는 전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퇴임할 때만 해도 15차례나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버냉키 의장이 시장에 친화적이라고 기대했지만 버냉키도 FRB의장이라는 자리 값을 하고 있는 것이다.

'FRB의장 쇼크'가 끝나고 나면 주가는 5번 모두 상승했다.

주가가 하락하고 난리가 나는 동안에 시장과 FRB의장이 서로 적응하는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