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60)이 4년 만에 이탈리아와 다시 만난다.

달라진 것은 자신이 지휘하던 태극전사가 아니라 '사커루' 호주대표팀과 함께이고 공통점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월드컵 본선 16강전에서 격돌한다는 것.희한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2002년 6월18일 한·일월드컵축구 16강전에서 고도의 심리전 끝에 호화군단 이탈리아를 잡고 한국을 8강에 진출시켰다.

당시 그는 선제골을 빼앗긴 상황에서도 끊임없는 몸싸움을 벌여 다혈질인 이탈리아 선수들을 자극하라고 주문했고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 5명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작전은 맞아떨어져 이탈리아 선수들은 줄줄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설기현의 후반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에는 플레이 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가 시뮬레이션 액션을 하다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기까지 했다.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본부석으로 달려가 벽을 치며 큰 소리를 지르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결국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의 골든골이 터지면서 117분간의 접전은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4년이 지난 독일월드컵에서도 당시 뛰었던 토티와 잔루이지 부폰,알레산드로 델피에로,잔루카 참브로타 등이 버티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이탈리아로서는 히딩크가 껄끄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대상으로 히딩크 감독이 어떤 마법을 펼칠 수 있을지 27일 호주-이탈리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