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장사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분석대상 주요기업 174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9%,영업이익은 2.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유가 환율하락 금리인상 등 거시지표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종은 상반기에 호황을 누리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세계 선박 발주를 싹쓸이하다시피 수주한 조선업종을 비롯 항공운송 제약 인터넷 교육 금융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선업종 호황 지속

수출 업종 중 하반기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업종은 조선업이다.

조선업은 3년6개월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고부가가치선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선가 상승 가능성이 있고 원가부담 축소 등으로 채산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조선업의 호황에 따라 이들 업체에 자재를 공급하는 조선기자재 관련주들도 덩달아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하락의 대표적인 수혜산업으로 꼽히는 항공운송업도 상반기만큼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자부품업종도 2005년의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상반기에 적자를 냈던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올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90% 증가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제품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증가,환율상승 반전 등에 따라 실적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제약 등 내수업종도 호조

상반기에 눈부신 실적을 거둔 금융업 중 은행과 증권은 하반기에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세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방카슈랑스 매출증가 등으로 수익 호전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의류업종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반기에 비해선 둔화되겠지만 3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제약업종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의 약값 인하 방침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으로 인한 미국의 특허권 보호 강화 압력 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처방의약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노령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제약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연간 3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검색광고와 배너광고에 힘입어 실적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인터넷업종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12.5%,순이익은 54.3% 증가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상반기에 오름세를 탔던 유통업종은 하반기에 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007년 1분기까지 민간소비 지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할인점의 매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틸리티 업종도 하반기에 더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전력업종은 원화강세의 수혜종목인 데다 연료비 부담 축소에 따른 수익개선이 예상돼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꼽힌다.

우리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환율하락 압박이 완화되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대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며 "특히 4분기부터는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 반도체 전기전자 조선 등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수익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