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펀드시장에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던 해외펀드는 2분기 중반부터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약세에 빠진 탓에 빛이 바랬다.

그러나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헤맨 것과 비교하면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해외펀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주요 국가의 기업 실적이 여전히 탄탄해 하반기부터 반등 기회를 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해외펀드는 장기간에 걸쳐 국내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하는 목적이 있으므로 길게 보고 투자할 것을 권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수익률(달러 기준)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20.7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탈리아(15.58%) 홍콩(10.29%) 유럽(9.3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일본(-7.59%) 태국(-2.93%) 인도(-1.60%) 미국(-0.07) 등은 연초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특히 인도는 2분기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최근 3개월간 17.06%의 손실을 입었다.

개별 펀드 수익률에서도 중국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해외 운용사가 설정한 역외펀드로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가 23.58%(달러 기준)로 수익률 1위에 올랐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투자펀드에서도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봉주르차이나주식1'이 12.06%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수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했던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반등 여력이 충분해 하반기에도 해외펀드의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한규성 한국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상품가격 급등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지난해부터 급등했던 이머징시장 등의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았다"며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고 기업의 실적호조세도 유지되고 있어 반등 채비를 갖춰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해외펀드는 장기간에 걸쳐 위험을 분산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오히려 상반기 조정은 해외펀드 가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다만 특정국가 펀드에 집중하기보다는 선진국과 신흥시장에 분산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국내 펀드투자액의 20% 이내에서 가입하는 것이 좋고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이나 분할 가입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