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탄생할 첫 한국인 우주인이 암을 이기는 음식으로 알려진 김치에 포함된 유산균을 우주에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우주 실험을 통해 유산균을 다양하게 변형시킬 수 있다는 주장과 유산균을 아예 가져갈 수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생명공학 벤처업체 바이오트론의 이기붕 부사장은 최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한국우주인 임무개발 컨퍼런스'에서 "김치 유산균 중 대표적인 균주를 생물배양기(바이오리액터)에 담아 우주정거장에서 배양하면 지상에서 불가능한 여러가지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에서는 똑같은 환경이 지속되기 때문에 오히려 균들이 더욱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구체적으로 항암작용이나 줄기세포 성장촉진 작용 등을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색다른 유산균을 찾아내 백신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산균 없는 우주김치를 만들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소측은 유산균을 우주에 갖고 간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 이주운 연구원은 "유산균이 발효되거나 부패돼 가스가 생겨 우주에 퍼져나가면 생각지도 않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바이오트론측의 제안을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김치 유산균을 완전히 제거하고 있지만 혹시나 김치 속 유산균이 있을지도 몰라 우주공간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도록 영하 70도에서 방사선 처리를 해 유산균 활동을 정지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측은 현재 우주인에게 맡길 과제와 각종 식품들은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러시아측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