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낙찰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울 뚝섬 상업용지 주상복합 건설이 가시화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 '뚝섬발(發) 후폭풍'이 불어닥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뚝섬 상업용지에 공급되는 주상복합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강남권과 성수동 등 주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1구역 낙찰회사였던 인피니테크는 잔금 납부 시한을 보름 정도 남긴 지난 16일 한화건설과 시공 약정을 체결한 뒤 금융권 조달을 통해 서울시에 잔금을 납부했다.

4구역도 낙찰회사인 P&D홀딩스와 경남기업,이수건설이 최종 시공 약정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3구역은 지난해 대림산업이 낙찰받아 당시 잔금을 모두 납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매각한 이후 국세청 세무조사 및 잔금 납부 지연으로 표류했던 뚝섬 상업용지 3개 블록(1·3·4구역)의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4구역 분양가 평당 4000만원 넘을 듯

뚝섬 상업용지 1구역에는 50~90평형 주상복합 아파트 3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회사측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늦어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분양가는 평당 평균 3800만원 선이며 일부 초대형 평형은 4000만원 가까이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6월 부지 낙찰 당시의 예상인 평당 4000만~5000만원보다는 낮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4구역의 경우 1구역 낙찰가인 2998억원보다 훨씬 높은 4400억원이라는 최고가에 낙찰이 이뤄진 데다 연체이자가 역시 480억원대에 달해 납부 시한인 오는 29일까지 대금을 완납해도 분양가는 당초 예상대로 평당 4000만~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구역 시행·시공사인 대림산업 역시 고분양가를 의식해 선뜻 분양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어 사업 장기화에 따른 분양가 인상 요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주변 집값 상승 자극할 듯

전문가들은 뚝섬 주상복합 분양가가 주변 부동산 시장은 물론 한강을 마주보고 있는 강남권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동 P공인 관계자는 "뚝섬 분양가보다는 강남 집값이 높게 형성돼야 한다는 게 강남 거주자들의 보편적 심리"라며 "실제 뚝섬에서 주상복합이 분양되면 강남권 주택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대표는 "지난해 서울시가 뚝섬 상업용지를 고가에 분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평당 900만~1000만원 선이던 성수동 일대 지분가격이 1~2개월 만에 2배 이상 급등했다"며 "주상복합 분양이 본격화할 경우 인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성수동 S공인 사장은 "인근 부동산 소유자들이 뚝섬 상업용지 아파트 분양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예상대로 분양가가 평당 3800만원을 넘어선다면 인근 아파트 집주인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를 더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