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15일 미국에선 임신 초기에 미리 태아의 성별을 아는 것은 물론 심지어 체외수정을 통해 부모가 원하는 성별의 태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LA에 있는 한 임신클리닉을 찾은 호주 출신의 로버트씨(30) 부부.아들만 두 명인 이들 부부는 이번에 딸 아이를 갖기 위해 이 병원에서 체외수정과 성 감별을 통해 여자 태아를 부인의 자궁에 이식했다.
비행기값을 포함해 1년 소득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다.
로버트씨는 "5만~7만달러를 주고 고급 승용차를 사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출산은 한평생을 좌우하는 생명의 문제 아니냐"고 반문했다.
체외수정과 성 감별 후 태아를 이식하는데 한 건당 2만달러를 받고 있는 한 의사는 '돈을 벌기 위해 윤리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시장 원리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LA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공수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제프리 스타인버그 박사는 인터넷 사이트에 성 감별 정보와 함께 중국의 국기를 게시,노골적으로 중국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한 달에 14만명 정도에 달한다.
최근 이 병원은 중국 독일 캐나다 체코 괌 멕시코 뉴질랜드 출신의 여성들에게 원하는 성별의 태아를 이식해줬다.
이들은 대부분 돈 많은 갑부들이다.
스타인버그 박사는 "중국인들은 남자 아이를,캐나다인은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며 "가족의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를 '자손 개량사업'이라고 혹평하며 앞으로 부모가 자녀의 키나 머리 색깔,눈 색깔에 따라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