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비자금 조성 반성하고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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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용한 점,깊이 반성하고 책임도 달게 받겠습니다.
남은 인생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비자금 사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인정하고,법적인 책임도 떠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공판에서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한 오해를 풀고,진심 어린 반성의 뜻을 국민과 법원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14일 변호인단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성문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정 회장은 반성문에서 "임직원으로부터 '자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알아서 하라'고 했을 뿐이지만 이 모든 것은 최고경영자인 제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특히 비자금 중 일부를 본의 아니게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령(68세)에 병세 악화로 심신이 지친 정 회장이 지난 12일 열린 2차 공판에서 비자금 조성 사실에 대한 답변을 다소 불명확하게 한 것이 국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문서로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반성문을 통해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깊은 염려도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과 유가 및 원자재 값 상승이란 '이중 악재'에 이어 정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상태.실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구속 이후 해외 공장 설립 계획에서부터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존폐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들이 '올-스톱'된 상태다.
여기에 정 회장 구속을 호기로 삼은 외국 경쟁업체들의 공세로 국내외 판매마저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정 회장이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저 자신만을 바라보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은 임직원의 얼굴을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
걱정 어린 눈빛이 스칠 때마다 뼈를 깎는 아픔을 느꼈다"고 밝힌 것도 이 모든 경영 위기가 자신에서 비롯된 데 따른 회한을 달리 표현한 것이란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업체는 옛부터 CEO(최고경영자)가 곧 브랜드로 인식되기 때문에 CEO의 추락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직결된다"며 "특히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움직인 현대차의 경우 실타래처럼 얽힌 그룹 현안들을 풀기 위해선 정 회장 복귀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구속으로 '현대차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던 월드컵 마케팅이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면회 온 가족과 임직원에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기간 중 독일에 체류하며 세계 각국의 주요 업체 대표나 제휴 파트너들을 만나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려 했으나 구속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된 것.현대차는 현재 월드컵 마케팅을 대폭 축소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은 "공식 후원 업체로서 이번 월드컵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안타깝다"며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어 피땀으로 일군 성과를 같이 누릴 수 없는 자신이 한스럽게 느껴져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남은 인생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비자금 사건에 대한 총괄적인 책임을 인정하고,법적인 책임도 떠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공판에서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한 오해를 풀고,진심 어린 반성의 뜻을 국민과 법원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14일 변호인단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성문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정 회장은 반성문에서 "임직원으로부터 '자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알아서 하라'고 했을 뿐이지만 이 모든 것은 최고경영자인 제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특히 비자금 중 일부를 본의 아니게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령(68세)에 병세 악화로 심신이 지친 정 회장이 지난 12일 열린 2차 공판에서 비자금 조성 사실에 대한 답변을 다소 불명확하게 한 것이 국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문서로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반성문을 통해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깊은 염려도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과 유가 및 원자재 값 상승이란 '이중 악재'에 이어 정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상태.실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구속 이후 해외 공장 설립 계획에서부터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존폐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들이 '올-스톱'된 상태다.
여기에 정 회장 구속을 호기로 삼은 외국 경쟁업체들의 공세로 국내외 판매마저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정 회장이 "법정에 들어서면서도 저 자신만을 바라보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은 임직원의 얼굴을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
걱정 어린 눈빛이 스칠 때마다 뼈를 깎는 아픔을 느꼈다"고 밝힌 것도 이 모든 경영 위기가 자신에서 비롯된 데 따른 회한을 달리 표현한 것이란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업체는 옛부터 CEO(최고경영자)가 곧 브랜드로 인식되기 때문에 CEO의 추락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직결된다"며 "특히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움직인 현대차의 경우 실타래처럼 얽힌 그룹 현안들을 풀기 위해선 정 회장 복귀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구속으로 '현대차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던 월드컵 마케팅이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면회 온 가족과 임직원에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기간 중 독일에 체류하며 세계 각국의 주요 업체 대표나 제휴 파트너들을 만나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려 했으나 구속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된 것.현대차는 현재 월드컵 마케팅을 대폭 축소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은 "공식 후원 업체로서 이번 월드컵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안타깝다"며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어 피땀으로 일군 성과를 같이 누릴 수 없는 자신이 한스럽게 느껴져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