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번에는 기업인,전직 고위 관료 등 지도층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 환수에 나섰다.

차베스 대통령은 11일 마라카이보 유전지대에서 열린 교육혁신도시 건설 기공식에 참석,"당신들(재계 등 보수 기득권층)이 지난 10여년간 해외로 빼돌린 돈 중 최소 100억달러를 도로 가져와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고 연설을 통해 밝혔다.

오는 12월3일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면 강제조치를 실시하기 전에 재계 지도자들이 해외유출 자금을 국내로 반입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베스는 옛 보수 지배층들이 해외자산을 국내로 가져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한을 분명히 제시,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에 걸쳐 외국으로 빠져나간 자금은 약 800억달러로 추산된다.

대부분 미국 마이애미 등 외국은행 예금계좌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1999년 차베스 집권 이후 자금의 국외 유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편 차베스 대통령은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북한과 이란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는 주례 방송연설에서 "우리는 곧 북한에 있을 것이고 조만간 이란에도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 동맹을 심화시키려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북한,이란 순방 일정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와는 전투기 구매 등 군사협력 협정에 서명,미국의 대 베네수엘라 금수조치에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