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를 당한 차의 운전자가 다른 차를 들이받았다면 처음 사고를 낸 가해차의 운전자가 1,2차 사고 피해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직진하다가 좌회전하는 택시에 옆을 부딪히는 바람에 당황해 정차 중인 다른 차를 받은 김 모씨(37·여)가 택시운송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차 추돌사고의 책임도 1차 사고를 낸 택시 운전자에게 있다는 취지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운전 중 갑자기 다른 차에 들이받힌 경우 당황해 또 다른 사고를 낼 수 있다"며 "이번 사건도 원고가 1차 사고로 인해 경황이 없는 가운데 2차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3년 10월 경차를 몰고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를 지나다 좌회전하는 택시가 왼쪽 뒷문을 들이받자 그대로 33m를 더 직진해 정차해 있는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김씨는 1차 사고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어 2차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2차 사고의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며 택시운송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소했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