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은 성공적인 경제체제 전환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서방 학자들이 중국경제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중국경제가 이러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경제 전문가들에게 '사회주의와 시장경제의 융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항상 풀어야 할 화두였다.

'중국경제전략'(이명성 지음,황용균 외 옮김,지식산업사)은 이러한 시각에서 중국경제를 해부한 책이다.

개별적인 현상이나 단순한 경제원리에서 출발하지 않고 중국의 사회운영 메커니즘과 전체적인 발전전략 체계에 기초해 중국경제를 들여다 본 점이 특징이다.

책에서는 신중국이 건설된 이후의 중국경제를 중공업 우선 발전 전략시대(1949~1979년),균형발전 전략시대(1980~2000년),과학발전 전략시대(2001~2020년)의 세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중국정부가 취한 경제발전 전략 배경에 대한 인식,전략목표 설정,전략수단 조합 등을 살피고 있다.

신중국 건설부터 1970년대 말까지 중국은 세계 냉전체제와 취약한 경제기초로 인해 중앙집권식 계획경제체제 아래 중공업 우선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하지만 국유중공업이 비대해지면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이것이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했다.

1979년 이후 중국정부가 중산층 사회를 실현하려 했지만 지역 격차와 산업구조 모순으로 발전의 활력과 질을 제약받게 된다.

이 때문에 21세기 들어 중국은 관념혁신,체제혁신,과학기술혁신,사회혁신을 주내용으로 하는 과학발전전략을 세우고 개방형 시장경제체제 정비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전 국민의 중산층화 완성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 이명성씨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이 성공적으로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것을 역사상 위대한 성과라고 보며 북한을 포함한 전통적인 사회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에 개혁과 경제발전에 고귀한 경험과 주춧돌을 놓아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 길림대학 출신의 저자는 일본과 영국에서 유학한 뒤 중국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처장,국무원국가자산위원회 경제연구센터 국제경제부장을 역임했다.

현재 중국기업연합회 상무이사,국제부 부장,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392쪽,2만5000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