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범하는 이화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이 현재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최고 수준의 기업체 CEO(최고경영자)와 실무진 60명을 겸임교수로 채용해 눈길을 끈다.

'현장 감각'을 지닌 겸임교수를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내 타 대학 MBA과정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들은 '얼굴마담'이 아니라 실제 MBA과정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멘토(후원자)로도 활동한다.

지난 3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와 함께 경영전문대학원 예비인가를 받은 이화여대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경영전문대학원 출범식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당장 올 가을학기부터 수업을 담당할 겸임교수의 면면도 화려하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회장, 구학서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일섭 다산회계법인 대표, 김종창 법무법인 광장 고문, 남중수 KT 대표이사 사장, 남용 LG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민선식 YBM시사 사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윤송이 SK텔레콤 상무,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사, 홍성일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하 가나다 순) 등 53명이다.

금융·법조·통신·교육 분야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 CEO와 간부들이 총 출동하는 격이다.

예를 들면 남중수 KT사장과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김승유 회장은 각각 '통신산업의 발전전망과 KTF의 Good Time 경영'과 '성장전략으로서의 성공적인 기업 인수·합병(M&A)'등에 대해 한 학기 동안 강의한다.

김주성 코오롱 그룹 고문이자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창출해 내는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이화여대 MBA과정은 여성특유의 장점을 살려 예술분야와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세부 전공과목도 개설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조왕하 사장도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인간관계"라며 "이대 MBA는 여성경영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여성들이 논쟁에서 싸우지 않고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조직을 제대로 이끄는 능력 등에 대해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CEO 겸임교수들은 학사지도 전임교수가 짝을 이뤄 2대1로 MBA과정 학생들의 멘토로 활동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미리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능력과 방향을 설정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윤석 이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MBA 이수자의 성별을 비교해 보면 아직까지도 남성이 90% 정도를 차지해 자연스럽게 교육 내용이 남성위주의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따라 이대 MBA 과정은 여성리더십 교육과 실무중심 교육을 강화해 여성인력에 맞춰 특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대 경영전문대학원은 1년(주간)과 2년(야간)과정이 있으며 모두 45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학생모집은 오는 6월15일부터 22일까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