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고 있는 미국인들을 주목하라.'

미국의 비만 인구가 급팽창함에 따라 이들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빅사이즈 비즈니스'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월간 경제잡지 '비즈니스 2.0' 최신호(6월호)가 보도했다.

그동안 다이어트 산업(연간 490억달러 규모)에 국한됐던 '뚱보 마케팅'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로 확대되며 소비자 수요를 변화시킬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잡지에 따르면 미국 내 비만 인구는 1980년 2300만명에서 지금은 6000만명을 넘어섰고 2013년까지 추가로 2800만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만 인구는 또 연소득 6만달러 이상의 도시거주 중산층에서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아이오와대학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비만 인구가 구매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은 몸집이 큰 사람들을 위한 소파와 변기,옷 등의 제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고급 매트리스 제조업체인 실렉트컴포트는 전통적인 킹사이즈 매트리스보다 30%가량 더 큰 그랜드 킹사이즈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다.

토미힐피거 랄프로렌 같은 의류업체들도 뚱뚱한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고 있다.

빅사이즈 여성의류 판매액은 320억달러로 최근 5년간 50% 늘어났다.

도요타자동차는 좌석폭이 기존 모델보다 최대 3인치 더 커진 Rav4 모델을 최근 출시했다.

이 밖에 빅사이즈 변기좌석과 여객기좌석의 안전벨트 확장기 등 덩치 큰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변기의 경우 강화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져 기존 제품보다 훨씬 튼튼하고 크기도 19인치로 커졌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베이비붐 세대가 마케팅 트렌드를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비만 인구가 마케팅 담당자들의 핵심 공략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안전벨트 확장기를 생산하는 팀 배리씨는 "몸무게란 한번 늘어나면 좀체 다시 줄지 않는다.

그래서 비만인들은 영원히 내 고객이 된다.

실패할 걸로 생각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