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A씨는 요즘 큰 걱정 하나를 덜었다.

KT파워텔이 제공하는 블랙베리 서비스를 통해 미국에 있는 본사나 홍콩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본사 임원과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13∼16시간의 시차가 나므로 실시간으로 이메일을 주고받기 어려웠다.

자칫 하루 이틀 지나고 나서야 이메일을 확인해 낭패를 보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블랙베리 서비스를 받고 나서는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본사나 거래처로부터 오는 메일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A씨가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단말기는 가방에 넣고 다니는 노트북PC가 아니다.

한 손으로 편하게 잡을 수 있는 PDA형태의 블랙베리 단말기(모델명 7100i)다.

그렇게 두껍지도 않다.

손바닥의 3분의 2 정도 크기다.

이 단말기로 이메일 송수신만 하는 것이 아니다.

KT파워텔의 휴대폰 겸용 무전기(PTT) 기능도 갖췄다.

언제 어디서나 이동통신 통화가 가능하고 회사, 선후배나 동료와 함께 다자간 통화도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도 블랙베리 단말기를 통해 받을 수 있다.

블랙베리의 이메일 송수신 기술은 인터넷망을 이용한 게 아니다.

캐나다 림(RIM)사의 이메일 송수신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다.

가령 A씨가 미국 본사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받으려면 A씨가 갖고 있는 블랙베리 단말기가 어떤 형태로든 A씨 회사의 이메일 서버와 연결돼야 한다.

캐나다 림사는 인터넷망을 거치지 않고 A씨 회사 이메일 서버에 별도의 블랙베리 서버를 설치, 이를 A씨의 블랙베리 단말기로 연결해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한 것.캐나다 림사는 이 같은 이메일 송수신 솔루션 특허를 갖고 있다.

따라서 A씨는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은 채 블랙베리 서버와 이어지는 별도의 기술을 통해 이메일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물론 A씨의 회사가 블랙베리 서비스에 가입해 블랙베리 서버를 설치하고, A씨 등 임직원에게 블랙베리 단말기를 나눠줘야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KT파워텔은 휴대폰+무전기+이메일 실시간 송수신+무선인터넷 접속 등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단말기로 월 5만5000∼9만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을 책정했다.

블랙베리가 유럽이나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기업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한 외국기업의 제조 재무 금융 도소매 부문이나, 유통 운송 공공안전 분야를 마케팅 타깃으로 삼고 있다.

블랙베리 서비스는 현재 40여개 국가에서 500여만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한글 쓰기가 아직 안된다는 점이다.

이메일 송수신에서 한글 서비스는 기본이다.

그러나 KT파워텔의 블랙베리 서비스는 한글 읽기 기능은 가능하나 한글 쓰기 기능이 아직 없다.

최훈 KT파워텔 시장개발부 팀장은 "블랙베리 서비스가 확산되면 연말이나 내년초쯤 한글 쓰기 기능까지 넣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