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김종훈 한.미FTA협상 수석대표 "남을 죽여야 내가 살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통상분야 협상전문가다.
1994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관에서 경제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외국산 담배 개방 협상을 했다.
그때도 국내에서는 '전매사업이 다 망한다'고 난리가 났었다.
미국산 냉동육의 유통기간 문제와 통신협상에도 참가했으며,미국이 '슈퍼301조'를 앞세워 자동차시장 개방을 요구했을 때도 협상의 최전선에 섰다.
이란 이스라엘 자메이카 등과의 투자보장협정을 맺을 때도 협상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였다.
당시 미국의 고위관리회의(SOM) 의장이었던 웬디 커틀러가 "통상협상처럼 힘든 것이 없다.
친구들이 전생에 어떤 일을 했었기에 그런 업보를 당하느냐고 농담처럼 말한다"고 얘기하자 김 대표는 "정답을 가르쳐줄까.
우리는 전생에 글래디에디터였다"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고대 로마 시대의 노예 검투사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했던 존재다.
"통상협상은 한쪽의 피를 말리는 것"이라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
김 대표는 외교부 내에서 '글래디에이터'로 불려도 될 정도로 체력이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다.
남들이 잘 안하는 패러글라이딩이나 윈드서핑 등을 즐긴다.
1998년 제네바공사를 지낼 때 배우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은 한번 뜨면 3~4시간씩 공중에서 체류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급 실력을 갖췄다.
쉰 살이 다 돼서 남들이 골프를 칠 때,패러글라이딩이란 스포츠를 택했다.
"패러글라이딩 같은 위험한 스포츠를 왜 하는가"란 질문에 김 대표는 "높이 날수록 더 멀리 본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늘 높이 솟아보려다 차가운 구름 속에 빨려 들어가 저체온으로 죽을 뻔한 고비도 3번이나 넘겼다고 한다.
"요즘 너무 바빠서 하늘을 못 난다"는 그가 이번에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하늘을 높이 나는 행글라이더의 눈과 검투사의 체력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그가 한·미 FTA 협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1994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관에서 경제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외국산 담배 개방 협상을 했다.
그때도 국내에서는 '전매사업이 다 망한다'고 난리가 났었다.
미국산 냉동육의 유통기간 문제와 통신협상에도 참가했으며,미국이 '슈퍼301조'를 앞세워 자동차시장 개방을 요구했을 때도 협상의 최전선에 섰다.
이란 이스라엘 자메이카 등과의 투자보장협정을 맺을 때도 협상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였다.
당시 미국의 고위관리회의(SOM) 의장이었던 웬디 커틀러가 "통상협상처럼 힘든 것이 없다.
친구들이 전생에 어떤 일을 했었기에 그런 업보를 당하느냐고 농담처럼 말한다"고 얘기하자 김 대표는 "정답을 가르쳐줄까.
우리는 전생에 글래디에디터였다"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고대 로마 시대의 노예 검투사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죽여야 했던 존재다.
"통상협상은 한쪽의 피를 말리는 것"이라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
김 대표는 외교부 내에서 '글래디에이터'로 불려도 될 정도로 체력이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다.
남들이 잘 안하는 패러글라이딩이나 윈드서핑 등을 즐긴다.
1998년 제네바공사를 지낼 때 배우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은 한번 뜨면 3~4시간씩 공중에서 체류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급 실력을 갖췄다.
쉰 살이 다 돼서 남들이 골프를 칠 때,패러글라이딩이란 스포츠를 택했다.
"패러글라이딩 같은 위험한 스포츠를 왜 하는가"란 질문에 김 대표는 "높이 날수록 더 멀리 본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늘 높이 솟아보려다 차가운 구름 속에 빨려 들어가 저체온으로 죽을 뻔한 고비도 3번이나 넘겼다고 한다.
"요즘 너무 바빠서 하늘을 못 난다"는 그가 이번에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하늘을 높이 나는 행글라이더의 눈과 검투사의 체력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그가 한·미 FTA 협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