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당장 매도계획을 미루고 좀 기다려볼까 해요.

혹시 규제가 풀리거나 세금이 내릴지도 모르잖아요."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자 이른바 '버블세븐'지역으로 지목된 강남권과 분당 등지의 중개업소에는 1일 하룻동안 이 같은 문의전화들이 줄을 이었다.

1일 강남권 등의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각종 고강도 부동산 규제대책들이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매도준비를 해오던 다주택자들이 지방선거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나타나자,다시 규제완화 기대감을 내보이면서 '버티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강남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부동산정책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여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렇다면 앞으로 어느 정도 정책 변화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여당이 대선을 의식해서 규제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파구 B공인 관계자는 "잠실 등 재건축단지 밀집지역은 야당지지가 특히 두드러진 탓에 이번에 당선된 야당측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개포동 C공인 관계자도 "현재 제도로는 재건축이 쉽지 않은데도,이번 지방선거결과가 야당압승으로 나오자 '기다리면 풀릴 것'이란 기대심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으로 설명했다.

또 도곡동 D공인 관계자는 "지방선거만으로 정부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향후 정계개편 등으로 여당의 구심력이 약해지면 규제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는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부지역의 버티기심리가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지난달부터 조정조짐을 보였던 강남권과 분당 등 '버블세븐'지역의 집값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