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지역 일꾼을 뽑는 5.31 지방선거 서울 지역 중간개표 결과 한나라당이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을 전부 독식할 전망이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래 서울에서는 시장 당선자를 낸 정당이 구청장과 시의원 자리 대부분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관례가 됐지만 구청장직을 한 정당이 아예 독차지한 경우는 처음이다.

2002년 지방선거 때도 나타난 한나라당의 독주 체제가 더 공고해진 것이다.

25개 구청의 독식이 확정될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로서는 한나라당 출신 구청장들과 유기적인 공조 관계를 맺고 시정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시의회 역시 한나라당이 대거 점유할 것으로 점쳐져 같은 당 출신 단체장에게 `협조' 기조를 유지하면서 오 당선자의 시정에 추진력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관심을 모은 송파구의 김영순 후보도 중간 개표 결과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첫 여성 자치구청장 탄생이 유력시된다.

한나라당의 전략 공천으로 출마한 김씨는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재도전한 이유택 현 구청장과의 대결에서 승리, 첫 여성 구청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유택 구청장은 고배를 마셨지만 현직 구청장들의 수성(守城)도 두드러진다.

이 구청장을 빼면 이번에 재출마한 현직 구청장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14명인데 중간 개표 결과 모두 재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도에 현직 프리미엄을 얹어 `생환'한 것이다.

한나라당 `간판'의 위력은 말을 갈아타고 출마한 이 구청장이나 한나라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유영(강서구), 이기재(노원구) 구청장이 고배를 마신 대목에서도 반증된다.

시장 배출 정당의 구청.시의회 독식 현상은 서울 지방선거에서 매번 반복됐다.

초대 조순 시장(민주당)과 2대 고건 시장(국민회의) 때 민주당과 국민회의는 각각 23개 구, 19개 구에서 당선자를 냈다.

반면 한나라당(옛 민자당)은 서초와 강남 등 각각 2곳,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3대 이명박 시장(한나라당)이 당선되면서 3곳(민주당) 대 22곳(한나라당)으로 역전됐다.

시의원도 마찬가지여서 95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123명 대 민자당 10명, 98년 선거 때는 국민회의 78명 대 한나라당 15명, 2002년 선거 때는 한나라당 82명, 민주당 10명으로 구도가 변해왔다.

1, 2기 민선 시장 자리를 거푸 민주당에 내줬던 한나라당으로서는 3, 4기 시장을 잇따라 배출하며 설욕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