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품이 홍콩 크리스티경매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 홍콩크리스티가 지난 28일 실시한 '아시아 동시대 미술' 경매에서 백남준을 비롯해 김동유 최소영 노상균 이지송 박성태 배준성 데비한 등 18명 작가의 작품 32점 가운데 30점이 낙찰됐다.

특히 일부 작품은 추정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팔려 한국 현대미술이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팝아트적인 회화 작가 김동유(41)의 유화 '마릴린먼로·마오쩌둥(136×162cm)'은 추정가(7만~10만홍콩달러)의 25배가 넘는 258만4000홍콩달러(약 3억2300만원)에 낙찰돼 한국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홍콩 경매시장에 첫 출품된 백남준의 작품 '계몽78-RPMs(165×40×30cm)'도 추정가를 크게 웃돈 2억6700만원에 팔렸다.

청바지를 소재로 한 풍경화로 주목받아 온 최소영(26)의 '광안교(728×191cm)' 역시 추정가보다 7배나 비싼 1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 폐타이어 조각가 지용호의 '변종'이 3900만원에,재미교포 2세 작가 데비한의 '비너스Ⅱ'는 2400만원에,김성진의 '입술'은 1200만원에 각각 낙찰됐다.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지사장은 "홍콩에서 한국 현대미술이 이처럼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일부 중견 및 젊은 작가의 경우 예술성이 높은 데다 작품 재료가 특이한 것이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